Skinna Field Note № 001

APRIL 2026 목요일

써마지를 원했지만 울쎄라를 권한 이유

피부과에서 가장 자주 하는 일은, 환자가 원하는 시술을 안 권하는 일이다.

오늘 오신 분도 써마지로 결정하고 오셨다. 다 알아보고 왔다고 하셨다. 알아봤다는 말에 손이 잠깐 멈췄다. 다 알아본 분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것 — 얼굴이 처지는 원인이 한 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.

표피, 진피, SMAS, 근막. 위에서 아래로 네 층이 동시에, 그러나 다른 속도로 무너진다. 처짐을 손끝으로 짚어보면 어느 깊이에서 풀렸는지가 느껴진다. 이 분의 저항은 가장 깊은 곳에서 멈췄다. 써마지가 닿지 못하는 자리였다.

울쎄라로 바꿔드렸다. 검색창 너머에서 분주했을 그분의 며칠이, 진료가 끝난 저녁에 한 번 떠올랐다.

Dr. 최원혁

14년차 피부과 전문의 · Skinna 편집장